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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음이온의 연극 ‘스와이프!’에서 배우들은 객석의 앞뒤를 오가며 연기하고, 관객은 앞에서 연기하는 배우의 실제 모습과 뒤에서 연기하는 배우의 사진영상을 중첩해서 마주한다. 이승현 제공
▶이코노미 인사이트 구독하기http://www.economyinsight.co.kr/com/com-spk4.html
‘회화란 무엇인가’라는 모더니즘 회화의 자기성찰적 물음이 ‘지지체 위에 칠한 안료’라는 막다른 골목에 도달하면서 20세기 중반 해프닝이나 이벤트 등의 이름으로 작가의 행위와 그 과정 자체를 결과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퍼포먼스’ 장르가 시작됐다. 작품 형식에서 짐작할 수 있지만, 퍼포먼스는 무용이나 연극 등과 같이 예술가의 행위가 바로 바다이야기플레이기 작품이 되는 공연예술 분야와 영역이 중복된다. 이렇게 미술을 넘어 다양한 예술 장르를 넘나들면서 우리는 이를 ‘다원예술’(Interdisciplinary Art)이라 불렀고 이제는 그냥 ‘동시대 예술’이라 부른다.
미술에서 촉발한 동시대 예술은 2007년 출범한 ‘페스티벌 봄’이 ‘국제다원예술축제’란 수식어를 붙이면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 관련 내용 백경플레이랜드 잡았다. 2020년부터는 그 후속으로 매년 가을에 ‘옵/신 페스티벌’이 ‘장(Scene)을 벗어난다(Ob)’라는 이름처럼 특정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연극·무용·퍼포먼스·영상·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동시대 예술을 관객과 연결하는 플랫폼 구실을 하고 있다. 시작은 미술이지만 행위에 방점이 있는 동시대 예술은 미술보다는 공연예술 장르에 더 가깝다. 관련 내용
사이다쿨연결방식‘햄릿’의 재해석
얼마 전 젊은 기획자와 배우들이 함께하는 극단 음이온의 ‘스와이프!’라는 연극을 봤다. 셰익스피어의 고전극 ‘햄릿’에서 죽은 아버지의 영혼이 나타나는 대목을 인공지능(AI)과 포스트휴먼, 비인간 등 동시대 사유에서 화두가 되는 개념을 가져와 재해석하며, 사후 데이터를 업로드해 되살아난 아버지 관련 내용 릴플레이갓 와 유령으로 나타난 또 다른 아버지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햄릿의 이야기를 완전히 새로운 형식으로 그렸다.
우선 객석과 무대의 배치부터 남다르다. 극장 중앙에 객석이 마련됐고, 객석 앞쪽 단상 없이 관객과 같은 높이에 무대 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 전면에는 마치 영화관처럼 거대한 슬라이드가 설치돼 대사의 자막과 함께 객석 관련 내용 알라딘릴플레이 뒤편 공간을 라이브로 찍어 보여준다. 배우들은 객석 앞뒤를 오가며 연기하고, 관객은 앞에서 연기하는 배우의 실제 모습과 뒤에서 연기하는 배우의 사진영상을 중첩해서 마주한다.
무대에는 거대한 슬라이드 외에 2인조 미디어 아티스트 다이애나밴드가 설치한, 딱히 무엇이라고 용도를 지칭할 수 없는 사물들이 놓여 있다. 간헐적으로 탁구공이 스스로 움직이기도 하고, 낚싯대가 진동하며, 커다란 양철판이 요란한 소리를 내기도 해서 마치 살아 있는 듯하다. 그래서 연극의 스토리는 배우의 대사와 자막, 음성 사운드와 배경 소음 사이를 오간다. 배우들의 실제 연기는 무대에 설치된 사물들의 간섭과 관객 뒤편의 영상 장면과 오버랩돼 보인다. 연극이지만 한편으로는 연기 장면을 찍어 전면에 상영하는 영화이고, 동시에 곳곳에 설치된 오브제가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설치미술이자 사운드 설치여서 전형적인 다원예술, 즉 동시대 예술이다.
연극 ‘스와이프!’는 공연예술 분야에서 ‘동시대 예술’이라고 불릴 만한 장르 파괴적인 작업을 선보였다. ‘스와이프!’ 포스터. 인터파크 누리집
이 연극은 관객이 굳이 스토리를 따라갈 것을 의도하지 않는다. 관객은 실제 배우의 연기, 화면에서 상영되는 연기의 영상, 또한 화면에 찍히는 자막의 중첩을 듣고 보면서 무대에서의 연기와 슬라이드 위 영상, 심지어 자막의 언어까지 모두 동등한 발언권을 지닌 실재라는 사실을 직감한다. 게다가 아무런 존재감도 없는 자그마한 설치물들의 바스락거리는 움직임을 보고 들으며, 귀찮고 불편한 상태로 인간 주위의 인간 아닌 미미한 비인간 존재들을 새삼 발견한다. 각본과 대사, 즉 스토리가 아니라 그냥 공연장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 연극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고객에게 전달된다. 물론 이는 통상의 연극에서 기대했던 방식은 아니다.
‘스와이프!’는 ‘2025 서울아트마켓(PAMS·Performing Arts Market in Seoul)’의 한 프로그램으로 상연됐다. 서울아트마켓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 공연예술 플랫폼을 지향하며 한국 공연예술의 지속 가능한 국내외 유통 활성화를 위해 매년 10월에 열리는데, 2025년에 20주년을 맞았다. 처음 할 때와 달리 이제는 공연예술 내에서도 ‘스와이프!’처럼 동시대 예술이라 불릴 만한 장르 파괴적인 작업이 등장한다.
게다가 2024년부터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원으로 무용·뮤지컬·연극·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예술 축제와 마켓, 또한 전국 곳곳의 공연을 통합 홍보하는 ‘대한민국은 공연중’이라는 캠페인이 시작돼 2년째 열리고 있다. 서울아트마켓도 그 캠페인의 한 행사로 참여한다. 서울시, 나아가 정부까지 공공부문이 나서서 공연예술에 지원하면서 젊은 예술가들이 새로운 작업을 실험할 공간이 생겨남에 따라, 자연스레 동시대 예술의 파이가 커지고 있다.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소수
동시대 예술이 난해하다고 고개를 저을 수도 있다. 실제 동시대 예술은 ‘모두를 위한 예술’을 지향하지 않는다. 불편하고 귀찮음을 감수하며 관습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새롭게 세상을 발견하고 마주하기 위해 노력할 용의가 있고 준비가 된 관객을 대상으로 한다.
의외로 이 난해한 연극, 심지어 젊은 극단의 연극에 관객이 적지 않았다. 하긴 해마다 이즈음이면 ‘옵/신’ 영향으로 스케줄이 꼬이고 바빠지는 사람이 이미 적지 않다. 이제 공공의 지원으로 공연예술의 장이 넓어지면서 저절로 동시대 예술의 파이도 커질 것이다. 어느 영역에서나 마찬가지이지만 예술의 발전도 익숙지 않은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소수가 만들어간다.
이승현 미술사학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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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서 촉발한 동시대 예술은 2007년 출범한 ‘페스티벌 봄’이 ‘국제다원예술축제’란 수식어를 붙이면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 관련 내용 백경플레이랜드 잡았다. 2020년부터는 그 후속으로 매년 가을에 ‘옵/신 페스티벌’이 ‘장(Scene)을 벗어난다(Ob)’라는 이름처럼 특정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연극·무용·퍼포먼스·영상·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동시대 예술을 관객과 연결하는 플랫폼 구실을 하고 있다. 시작은 미술이지만 행위에 방점이 있는 동시대 예술은 미술보다는 공연예술 장르에 더 가깝다. 관련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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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스와이프!’는 공연예술 분야에서 ‘동시대 예술’이라고 불릴 만한 장르 파괴적인 작업을 선보였다. ‘스와이프!’ 포스터. 인터파크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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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2024년부터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원으로 무용·뮤지컬·연극·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예술 축제와 마켓, 또한 전국 곳곳의 공연을 통합 홍보하는 ‘대한민국은 공연중’이라는 캠페인이 시작돼 2년째 열리고 있다. 서울아트마켓도 그 캠페인의 한 행사로 참여한다. 서울시, 나아가 정부까지 공공부문이 나서서 공연예술에 지원하면서 젊은 예술가들이 새로운 작업을 실험할 공간이 생겨남에 따라, 자연스레 동시대 예술의 파이가 커지고 있다.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소수
동시대 예술이 난해하다고 고개를 저을 수도 있다. 실제 동시대 예술은 ‘모두를 위한 예술’을 지향하지 않는다. 불편하고 귀찮음을 감수하며 관습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새롭게 세상을 발견하고 마주하기 위해 노력할 용의가 있고 준비가 된 관객을 대상으로 한다.
의외로 이 난해한 연극, 심지어 젊은 극단의 연극에 관객이 적지 않았다. 하긴 해마다 이즈음이면 ‘옵/신’ 영향으로 스케줄이 꼬이고 바빠지는 사람이 이미 적지 않다. 이제 공공의 지원으로 공연예술의 장이 넓어지면서 저절로 동시대 예술의 파이도 커질 것이다. 어느 영역에서나 마찬가지이지만 예술의 발전도 익숙지 않은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소수가 만들어간다.
이승현 미술사학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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