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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우 기자]
섬진강 변 갈대숲이 늦가을 바람에 서늘하게 흔들린 지난 16일 오후였다. 구례실내체육관에서 특별한 공연 마당이 펼쳐졌다. 전라남도 무형유산 '호남여성농악 포장걸립' 공개 행사였다.
걸립굿이 포장을 치는 유랑 공연 형태로 발전한 것이 포장걸립이고, 1960~1970년대 여성농악단의 유랑 포장극장과 결합해 전국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 뿌리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 후기 농촌 마을을 찾아다니며 곡식과 돈을 받던 걸립굿의 전통과 닿아 있었다.
"판 엽니다!" 소리와 함께 들썩이는 광장 관련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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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남도 무형유산 ‘호남여성농악 포장걸립’ 공개 행사
ⓒ 김태윤 관련 내용
플레이몰릴플레이 옛 자료와 연희자들의 구술을 바탕으로, 한 판의 흐름을 재현 서술해 보았다. 과거의 전통 포장걸립은 당산 고사, 소고춤과 설장구, 잡색놀이, 진풀이와 퇴장 굿으로 구성되기도 하였다. 상쇠의 경쾌한 꽹과리 소리가 허공을 가르면, 걸립 대열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상쇠가 "판 엽니다!"라고 외치면 조용하던 광장이 금세 들썩였다. 관련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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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립의 첫 절차는 대체로 당산 고사였다. 고사상에는 멥쌀, 막걸리, 북어가 정갈하게 올라갔다. 상쇠는 사방으로 청배를 올리며 "오늘 판이 무사히 열리기를" 기원했다. 이 간단한 의식만으로도 농악이 애초에 마을의 축원과 액막이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새삼 떠올리게 했다.
소고춤과 설장구로 여성농악의 힘이 살아났다. 장단은 관련 내용 릴플레이바다이야기 느린 굿거리에서 자진굿거리로 자연스럽게 속도를 높였다. 여성 연희자들의 소고춤은 몸짓이 부드럽고, 동시에 힘이 있었다. 상모 대신 화려하게 꾸며진 소고가 햇빛을 받아 반짝이며 원을 그렸다. 상체를 흐르듯 떨어뜨리는 춤사위는 여성 농악만의 섬세한 매력을 한껏 보여주었다.
공연의 첫 번째 절정이 있었다. 여성 연희자의 장단은 더 빨라지고, 관련 내용 바다이야기하는법 관련 내용 동작도 커졌다. 허리를 깊게 꺾어 뒤돌아 치고, 연속 회전에 이어 리듬을 잘게 쪼개는 손놀림이 이어졌다. 몰아치는 장단에 관객들은 숨을 죽이며 무대를 지켜보았다.
포장걸립에서 빠질 수 없는 장면은 바로 잡색놀이였다. 영감, 각시, 포수, 먹중 등 여러 잡색이 등장해 재담과 촌극을 펼쳤다. 각시는 영감의 옷깃을 잡아끌며 장단에 맞춰 익살을 부렸고, 영감 역의 연희자는 넘어지면서도 장단을 놓치지 않았다.
잡색놀이는 오랜 세월 동안 농민들이 노동의 고단함을 웃음으로 날려버리던 공동체 연희였다. 잡색놀이 장면에서 관객들은 연신 웃음을 터뜨리기 마련이었다.
농악의 리듬이 산마루처럼 솟구치다가 강물처럼 유연하게 흐르던 공연은 점차 진풀이로 향했다. 상쇠가 쇠채를 높이 들어 올리자, 장단이 빠르고 세차게 바뀌었다. 대열은 원형에서 팔자(8자)로, 다시 줄 대형으로 순식간에 변화했다. 북의 강렬한 울림, 장고의 엇박자, 꽹과리의 고음이 한데 맞물리며 서시천 강변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마지막으로 퇴장 굿이 전개되었다. 연희자들은 관객 앞으로 나와 반달 모양을 그리며 섰다. 상쇠의 외침이 이어졌다. "판 닫습니다! 모두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마무리 지었다. 1960~1970년대의 포장걸립 한 마당에는 우리 전통 문화유산을 지켜가겠다는 염원이 담겨 있었다.
호남여성농악 포장걸립
이날 공연된 전남 무형유산 구례 '호남여성농악 포장걸립'의 공개 행사의 진행은 다음과 같았다. 여성농악 포장걸립 구례 공연의 중심 참여자는 상쇠 보유자 유순자 명인과 설장구 보유자 유점례 명인이었다.
유순자 상쇠 보유자는 "어린 시절 포장과 유랑은 제 인생의 뿌리였습니다. 단절 위기에 놓였던 여성농악이 보존회를 거쳐 계승되었고, 2022년 전남 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전수교육관 하나 없이 연습하고, 포장걸립 하나 세우지 못한 현실 속에서도 이 길을 걷고 있습니다"라고 감회를 밝혔다.
유점례 설장구 보유자는 "1971년에 호남여성농악단에서 소고와 장구를 익히며 무대에 섰습니다. 전국을 돌며 장단을 울리고 흥을 나누며 여성농악의 길을 걸었습니다. 전남 무형유산 호남여성농악이 오래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라며 바람을 전했다.
이날 구례 포장걸립의 공연 구성은 남도민요(잡가), 농악 판굿, 판소리, 구정놀이와 토막창극 등이었다. 농악 연주에 있어 정교함과 세련된 가락, 춤의 조화가 특징이며, 기존 농악을 무대 중심의 예술 음악으로 발전시켰다고 한다.
남도민요(잡가)는 여성농악단의 첫 번째 공연 종목으로 앞과장이라 부른다. 이날은 성주풀이, 남원산성, 진도아리랑 등을 노래하였다. 이들 민요는 사랑, 이별, 그리움, 인생무상 등의 내용이며, 잡가 한판으로 공연장에서 다가올 농악 한판을 맞이하는 단계였다.
이어서 호남여성농악의 판굿이 펼쳐졌다. 입장굿을 치고 첫째 마당인 오채질굿을 쳤다. 공연자들은 입장굿을 치고 들어와 관객의 흥을 끌어냈다. 오채질굿으로 시작하는 첫째 마당은 흥겹고 힘찼다.
둘째 마당은 오방진굿(동서남북과 중앙 다섯 방향으로 진을 치는 놀이)이었다.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 앞바다에서 동서남북중(東西南北中)의 다섯 군데에 쳤다는 진(陣)과 연관해 설명하기도 한다. 재빠르게 움직여 적을 둘러싸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셋째 마당은 농부가였다. 풍년굿 또는 노래굿이라고도 한다. 농사짓는 사기를 북돋우기 위한 옛날 시대상이 담긴 마당이었다. 넷째 마당은 두마치굿이었다. 두마치 가락만을 연주하여 진놀이를 펼쳤다. 연희자들의 일사불란한 모습은 잘 훈련된 군인 같으며, 판 안에서 옛 군사 진법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다섯째 마당은 호허굿으로 군사적 의미가 담긴 마당이었다. 군진의 암호였던 '호허, 허허' 등의 구음을 사용하여 호허굿이라 불린다. 변화무쌍한 진풀이를 보여주었다.
다음 단계로 흥보가 중 박 타는 대목이 판소리로 펼쳐졌다. 이 대목은 흥부와 다를 바 없는 처지의 여러 청중에게 부(富)에 대한 소망을 대리 충족시키는 과정이다. 박 속에서 의식주(衣食住)를 대표하는 사물이 나왔다.
다음 단계는 구정놀이(개인놀이)였다. 소고놀이로부터 구정놀이에 들어간다. 호남여성농악의 소고놀이는 유순자 보유자가 사사한 백남윤 소고 명인의 작품이라고 한다. 짧지만 힘차고도 구성진 소고놀이였다.
이어서 장구 구정놀이는 화려하고 절제된 가락과 발림이 특징이었다. 유점례 보유자의 평생 닦은 기량과 멋이 더해져 호쾌한 놀이가 펼쳐졌다. 유순자 보유자의 부표놀이는 절제되고도 부드러운 부포짓과 꽹과리 연주가 청중을 매료시킨다.
농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구정놀이로 열두 발 상모 놀음이 펼쳐졌다. 열두 발 상모 놀음은 삼채 동살풀이 두마치 매도지의 순서로 구성되었다. 이날의 출연진은 포장걸립 기능보유자 유순자 명인과 유점례 명인을 중심으로 쇠, 징, 장구, 소고, 태평소와 아쟁의 악기를 연주하는 다수의 출연진이 참가하였다.
공동체의 기억을 깨우다
▲ 전라남도 무형유산 ‘호남여성농악 포장걸립’ 공개 행사
ⓒ 김태윤
우리 농촌에서는 예부터 농사일과 풍물이 함께 했다. 노동과 놀이, 일과 굿이 따로 구분되지 않던 시대, 풍물은 마을 사람들이 함께 배우고 이어가던 생활 문화였다. 호남 지역에서는 들판이 넓고 두레가 활발해, 여성들이 직접 농악과 걸립을 맡는 문화가 일찍부터 존재했다.
이 전통은 1960~1970년대에 포장걸립 연희단으로 이어져 전국을 순회하며 인기를 끌었다. 천막 극장, 판굿과 극놀이가 결합한 독특한 형식을 갖추며 하나의 전국 순회 연희단으로 자리 잡았고, 그 향취는 오늘날 공연에서도 고스란히 살아 있었다.
지리산과 섬진강이 만나는 구례는 자연과 사람이 함께 조화롭게 살아온 고장이다. 이곳에서 되살아난 포장걸립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사라져가는 공동체의 기억을 다시 깨우는 일이었다.
전통연희는 우리가 누구였는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려주는 문화의 뿌리이다. 여성농악단의 포장걸립은 여성의 노동과 삶, 농촌 공동체의 협동, 서민적 해학과 놀이 생활 문화의 역사가 연희 한 마당에 담긴 소중한 유산이다.
구례 여성농악단은 이 오래된 전통을 다시 무대에 올리며 독특한 지역 연희를 복원하고 있었다. 호남여성농악의 포장걸립 공연 마당에 함께하는 순간, 우리는 과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이어가야 할 우리의 문화적 미래 한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섬진강 변 갈대숲이 늦가을 바람에 서늘하게 흔들린 지난 16일 오후였다. 구례실내체육관에서 특별한 공연 마당이 펼쳐졌다. 전라남도 무형유산 '호남여성농악 포장걸립' 공개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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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첫 번째 절정이 있었다. 여성 연희자의 장단은 더 빨라지고, 관련 내용 바다이야기하는법 관련 내용 동작도 커졌다. 허리를 깊게 꺾어 뒤돌아 치고, 연속 회전에 이어 리듬을 잘게 쪼개는 손놀림이 이어졌다. 몰아치는 장단에 관객들은 숨을 죽이며 무대를 지켜보았다.
포장걸립에서 빠질 수 없는 장면은 바로 잡색놀이였다. 영감, 각시, 포수, 먹중 등 여러 잡색이 등장해 재담과 촌극을 펼쳤다. 각시는 영감의 옷깃을 잡아끌며 장단에 맞춰 익살을 부렸고, 영감 역의 연희자는 넘어지면서도 장단을 놓치지 않았다.
잡색놀이는 오랜 세월 동안 농민들이 노동의 고단함을 웃음으로 날려버리던 공동체 연희였다. 잡색놀이 장면에서 관객들은 연신 웃음을 터뜨리기 마련이었다.
농악의 리듬이 산마루처럼 솟구치다가 강물처럼 유연하게 흐르던 공연은 점차 진풀이로 향했다. 상쇠가 쇠채를 높이 들어 올리자, 장단이 빠르고 세차게 바뀌었다. 대열은 원형에서 팔자(8자)로, 다시 줄 대형으로 순식간에 변화했다. 북의 강렬한 울림, 장고의 엇박자, 꽹과리의 고음이 한데 맞물리며 서시천 강변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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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여성농악 포장걸립
이날 공연된 전남 무형유산 구례 '호남여성농악 포장걸립'의 공개 행사의 진행은 다음과 같았다. 여성농악 포장걸립 구례 공연의 중심 참여자는 상쇠 보유자 유순자 명인과 설장구 보유자 유점례 명인이었다.
유순자 상쇠 보유자는 "어린 시절 포장과 유랑은 제 인생의 뿌리였습니다. 단절 위기에 놓였던 여성농악이 보존회를 거쳐 계승되었고, 2022년 전남 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전수교육관 하나 없이 연습하고, 포장걸립 하나 세우지 못한 현실 속에서도 이 길을 걷고 있습니다"라고 감회를 밝혔다.
유점례 설장구 보유자는 "1971년에 호남여성농악단에서 소고와 장구를 익히며 무대에 섰습니다. 전국을 돌며 장단을 울리고 흥을 나누며 여성농악의 길을 걸었습니다. 전남 무형유산 호남여성농악이 오래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라며 바람을 전했다.
이날 구례 포장걸립의 공연 구성은 남도민요(잡가), 농악 판굿, 판소리, 구정놀이와 토막창극 등이었다. 농악 연주에 있어 정교함과 세련된 가락, 춤의 조화가 특징이며, 기존 농악을 무대 중심의 예술 음악으로 발전시켰다고 한다.
남도민요(잡가)는 여성농악단의 첫 번째 공연 종목으로 앞과장이라 부른다. 이날은 성주풀이, 남원산성, 진도아리랑 등을 노래하였다. 이들 민요는 사랑, 이별, 그리움, 인생무상 등의 내용이며, 잡가 한판으로 공연장에서 다가올 농악 한판을 맞이하는 단계였다.
이어서 호남여성농악의 판굿이 펼쳐졌다. 입장굿을 치고 첫째 마당인 오채질굿을 쳤다. 공연자들은 입장굿을 치고 들어와 관객의 흥을 끌어냈다. 오채질굿으로 시작하는 첫째 마당은 흥겹고 힘찼다.
둘째 마당은 오방진굿(동서남북과 중앙 다섯 방향으로 진을 치는 놀이)이었다.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 앞바다에서 동서남북중(東西南北中)의 다섯 군데에 쳤다는 진(陣)과 연관해 설명하기도 한다. 재빠르게 움직여 적을 둘러싸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셋째 마당은 농부가였다. 풍년굿 또는 노래굿이라고도 한다. 농사짓는 사기를 북돋우기 위한 옛날 시대상이 담긴 마당이었다. 넷째 마당은 두마치굿이었다. 두마치 가락만을 연주하여 진놀이를 펼쳤다. 연희자들의 일사불란한 모습은 잘 훈련된 군인 같으며, 판 안에서 옛 군사 진법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다섯째 마당은 호허굿으로 군사적 의미가 담긴 마당이었다. 군진의 암호였던 '호허, 허허' 등의 구음을 사용하여 호허굿이라 불린다. 변화무쌍한 진풀이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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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단계는 구정놀이(개인놀이)였다. 소고놀이로부터 구정놀이에 들어간다. 호남여성농악의 소고놀이는 유순자 보유자가 사사한 백남윤 소고 명인의 작품이라고 한다. 짧지만 힘차고도 구성진 소고놀이였다.
이어서 장구 구정놀이는 화려하고 절제된 가락과 발림이 특징이었다. 유점례 보유자의 평생 닦은 기량과 멋이 더해져 호쾌한 놀이가 펼쳐졌다. 유순자 보유자의 부표놀이는 절제되고도 부드러운 부포짓과 꽹과리 연주가 청중을 매료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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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의 기억을 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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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촌에서는 예부터 농사일과 풍물이 함께 했다. 노동과 놀이, 일과 굿이 따로 구분되지 않던 시대, 풍물은 마을 사람들이 함께 배우고 이어가던 생활 문화였다. 호남 지역에서는 들판이 넓고 두레가 활발해, 여성들이 직접 농악과 걸립을 맡는 문화가 일찍부터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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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과 섬진강이 만나는 구례는 자연과 사람이 함께 조화롭게 살아온 고장이다. 이곳에서 되살아난 포장걸립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사라져가는 공동체의 기억을 다시 깨우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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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여성농악단은 이 오래된 전통을 다시 무대에 올리며 독특한 지역 연희를 복원하고 있었다. 호남여성농악의 포장걸립 공연 마당에 함께하는 순간, 우리는 과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이어가야 할 우리의 문화적 미래 한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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